그리스도교 신앙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제자들이 오순절, 한 자리에 모여 있었을 때, 성령 강림(사도 2,1-13)을 체험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2천 년을 이어온 가톨릭 신앙은 이처럼 체험 신앙입니다. 그래서 머리로만 이해하는 신앙은 삶의 변화를 이끌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레지오 단원인 여러분의 신앙은 현재 어떤 상태에 머물러 있나요? 일상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기쁨과 평화! 그리고 성령으로 가득 찬 체험이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성찰해 보세요. 복음 속 제자들은 자기 방식대로 예수님을 따르려고 했다면, 사도행전 속의 제자들은 사도로 변화되어 생명을 바쳐 복음을 전파했습니다.
“십자가를 통한 구원”은 우리 신앙의 핵심입니다. 우리는 죽음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으로 넘어가는 순간임을 믿기 때문이죠. 그래서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품고 살아갑니다. 특별히 사순시기 동안 레지오 단원들이 일상에서 실천한 자선과 기도와 단식이 서로 연결되어 하느님과 이웃과 자연과의 관계를 성찰하게 이끌어 주고 생태적 감수성을 키워주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생태적 회개를 이룬 만큼 주님의 부활이 더욱 큰 기쁨으로 다가오겠죠! 그리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전해주는 평화가 나와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공동체와 지역을 넘어 공동의 집인 지구와 온 우주에 퍼져나가는 희망의 씨앗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현실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회칙 「찬미받으소서」 16항)라는 진리를 외면하는 정책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에너지 정책을 꼽을 수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용인 데이터 센터’에 관심을 두는데, 관심의 초점은 개발과 성장에 쏠려 있습니다. 그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데이터 센터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자원이 전기와 물인데요. 전기와 물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방안이 미비한데도 강행하고 있습니다. 신규 핵발전소 2기 건설 부지 선정을 아직 못했고 이로 인한 송전탑 문제도 풀어야 할 난제인데 말이죠.
“관찰-판단-실천”의 방식으로 창조 세계 바라봐야
지난 1월에 신앙인이 하느님을 만나는 방법으로 성경과 창조 세계를 말씀드렸었는데요. 창조 세계를 통해 하느님을 만나려면 복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사회 교리의 4가지 원리, 곧 인간 존엄성의 원리, 공동선의 원리, 연대성의 원리, 보조성의 원리를 익혀야 합니다.
이를 통해 신앙인들이 먼저 예수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관찰), 잘 식별해서(판단),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실천)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렇듯이 “관찰-판단-실천”의 방식으로 창조 세계를 바라보면서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이 했던 고백(“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을 우리의 고백으로 만들어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