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4. 에피마코(Epimachus) / 축일 12월 12일
그리스어로 ‘위에, 넘어서는’을 뜻하는 에피(epi)와 ‘전투, 싸움’을 뜻하는 마케(mache)가 합쳐진 에피마코스(Epimachos)를 라틴어로 표기한 이름이다. 250년 무렵에 순교한 여러 지역의 성인들이 이 이름을 썼는데, 알렉산드리아의 성 에피마코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로마 황제 데키우스의 그리스도교 박해 때 성 알렉산데르와 함께 체포되었다. 두 성인은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쇠사슬에 묶인 채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모진 채찍질과 고문을 당했고, 끝까지 우상 숭배를 거부하고 그리스도교 신앙을 고백하다가 불구덩이에 던져져서 순교했다.
365. 에피스테메(Episteme) / 축일 11월 5일
그리스어로 ‘지식, 이해력, 솜씨’라는 뜻이 있는 이름이다. 3세기에 시리아에서 순교한 에피스테메와 갈라티온은 부부 성인이다. 갈라티온은 에피스테메와 혼인했으나 아내를 설득하여 동정 부부로 지냈다. 그러던 중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는 남편은 시나이 사막의 은수처로, 아내는 동정녀들의 공동체로 갔다. 3년 뒤 갈라티온이 체포되자, 에피스테메는 남편과 함께하기로 마음먹고 자진해서 체포되었다. 부부는 갖은 고문에도 신앙을 버리지 않았고, 혀와 손발이 잘려도 숨을 거두지 않았으며, 끝내는 목이 잘려서 순교했다.
366. 에피파니오(Epiphanius) / 축일 1월 21일
‘출현, 발현, 나타남’을 뜻하는 그리스어 에피파네이아(epiphaneia)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5세기 이탈리아의 성 에피파니오는 성덕과 기적, 달변과 사랑으로 황제와 왕들을 감동시켰고, 야만인들을 순화했으며, 전쟁 포로들에게 자유를 주었고, 아사 직전의 백성을 기근에서 구했다. 또한 각종 악법을 폐지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고, 전쟁을 억제하는 데도 기여했다. 결국에는 바쁘고 고된 여정 중에 추위와 열병으로 선종했다. 사람들은 이 죽음을 사랑의 순교라고 기렸고, 성인을 흠모한 많은 이들의 개종이 사망 후에도 이어졌다.
언어권에 따른 표기 또는 변형: 에피파네스(Epiphanes), 에피파니오스(Epiphanios), 에피파니오(Epifanio)
여성형: 에피파니아(Epiphan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