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이었네
순례와 신앙 실천으로
은총의 삶 살아
박종봉 알로이시오 부산교구 월평 천상은총의 모후 Co.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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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4대째 이어지는 천주교 집안에서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하느님의 사랑 속에서 자라왔습니다. 어릴 때부터 가정과 교회 공동체 안에서 신앙을 자연스럽게 배웠고, 성사 생활과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이러한 신앙의 바탕 위에 두 번의 산티아고 순례, 국내 성지순례 완주, 그리고 해외 성지순례의 경험은 저의 신앙을 더욱 깊게 하고, 삶의 모든 순간을 하느님과 함께하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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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산티아고 순례: 영혼의 여정
저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순례길을 두 차례 걸었습니다. 2017년 4월 첫 번째 순례를 도전하기 전에 신구약 성서 필사를 완료하는 목표를 세우고 완필하고, 첫 순례를 하며 육체적 도전과 고독을 통해 하느님의 손길을 느꼈습니다. 매일의 걸음은 기도와 묵상의 시간이었고, 자연 속에서 하느님의 창조를 체험하며 청원 기도를 드리며 걸어가는 영적인 순례를 느끼기보다는 육체적인 순례가 나를 이끌었다고 생각됩니다.
2024년 9월 두 번째 순례는 내면의 성숙과 감사를 위한 여정이었습니다. 익숙한 길이었지만, 더욱 깊이 있는 신앙적 성찰을 위해 기도하며 걸었습니다. 순례길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도 하느님의 인도를 체험했습니다. 매일 이어지는 순례자의 미사를 통한 은혜와 신부님의 축복은 삶의 은총을 느끼는 시간이었으며, 성 야고보 대성당에서의 기도는 저의 신앙을 굳건히 하는 값진 시간이 되었습니다.

국내 성지순례 완주: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
저는 우리나라 곳곳에 자리한 천주교 111곳 국내 성지순례를 완주하고, 167곳을 다시 순례하는 중이며,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들의 믿음과 희생을 깊이 되새기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천주교의 역사와 순교자들이 겪었던 고난을 직접 체험할 때마다 오늘날 저에게 주어진 신앙의 자유가 얼마나 큰 은총인지 깨달았습니다.
성지에서 드리는 미사와 기도는 저를 더욱 겸손하게 만들었고, 믿음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선조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저 또한 매일의 삶 속에서 신앙을 실천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해외 성지순례: 보편교회의 일치 체험
20250325100504_1591096138.jpg또한 이스라엘, 이탈리아, 바티칸과 같은 해외 성지를 순례하며 보편교회의 일치를 체험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걸으셨던 예루살렘의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십자가의 길) 길을 걸으며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고, 부활의 은총을 체험한 예수님 부활성당에서 기도할 때 가슴 깊이 울림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해외 성지순례는 제 신앙을 더욱 보편적 시각으로 확장해 주었고, 하느님의 사랑이 국경과 문화, 언어를 초월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습니다.

자녀와 손자 손녀에게 전하는 신앙의 유산
저의 이러한 신앙 여정은 단지 제 개인의 은총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자녀들에게 신앙의 가치를 전하고, 손자 손녀들에게도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가정 안에서 기도하고, 성당에서 함께 미사에 참석하며, 자연스럽게 신앙을 체득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특히 가끔 만나는 기회를 이용해 유명한 성지를 찾아서 손자 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신앙심을 키워주도록 노력해보기도 합니다.
저의 삶이 그들에게 신앙의 본보기가 되기를 소망하며, 작은 행동 하나라도 하느님의 뜻에 맞게 실천해보고자 합니다. 손자가 곧 만 6세로 유아세례를 받게 되면서 자연적으로 신앙을 소홀히 하였던 부모도 다시금 냉담자에서 진정한 신앙인으로서 태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기도하며 이것이 모두 나에게 내려진 주님의 은총이라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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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속에서의 신앙 실천: 매일의 순례길을 걷다
저는 순례의 여정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매일의 삶이 곧 또 다른 순례길이기 때문입니다. 가정과 교회, 그리고 사회 속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며, 용서와 화해, 나눔과 봉사의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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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의 신앙의 목표는 하느님께서 주신 이 귀한 믿음을 후손들에게도 온전히 전해, 그들이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신앙인으로 자라도록 돕는 것입니다. 저의 삶을 통해 하느님께서 영광을 받으시길 기도하며, 앞으로도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이어가겠습니다.
부끄러운 나의 신앙의 삶을 얘기하며 내면의 신앙을 다시 반성하고 나의 인생의 순례길을 생각하는 기회에 감사를 드리면서 이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께 주님의 은총이 함께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사진설명(위로부터)>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성당에서
- 예루살렘에서 십자가의 길
- 손자 세례식(좌) 천진암성지에서 손녀와
- 바다의 별 Pr. 2000차 주회 기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