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복 청원 기도 바치며
투병했어요
최낙선 안드레아 서울 반포성당 승리의 모후 Pr. 서기

2023년 7월부터 제 몸은 쇠약해지고 아랫배가 자주 아파 오며 체중이 줄고 있었습니다. 결국 대장내시경이나 한번 해보자 생각하고 서울성모병원에서 검사했는데, 소장과의 연결부를 관찰했을 때 벌써 7~8센티 크기로 높게 자란 혹(종양)을 발견하였습니다. 샘플을 채취하여 조직검사 후 최종적으로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이라는 혈액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병명이었고, 그것이 암이라고 하니 저는 큰 실망감으로 아찔하기만 하였습니다. 행여 세상을 떠나면 남은 식구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장례가 발생하면 해야 할 일들’을 홀로 작성하기도 하였고요. 한편으로는 하느님 곁으로 여행을 떠나기에는 영적 준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큰 두려움이 찾아오기도 하였습니다. 한편 70에 다가서는 나이에 이르도록 베풀어 주신 하느님께서 은혜를 생각하며 감사와 함께 차분한 마음으로 대처하고자 애썼습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면서 자비하신 하느님께 적극적으로 의탁하며 매주 함께 회합을 하는 레지오 단원들, 여러 교우들에게 기도를 부탁하고 저 역시 병자성사를 받은 후 새로운 기도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레지오 단원으로서 레지오 수첩에 있는 레지오의 설립자인 하느님의 종 프랭크 더프와 두 분의 초기 활동가 가경자 에델 퀸과 하느님의 종 알폰소 램의 시복 청원 기도를 바치며 그분들의 전구를 청하기로 하였지요. 그분들의 전구로 하느님께서 저의 죄를 사해주시고, 제 몸에 스며든 신병을 치유해주실 것을 간절하게 기도하였습니다. 또 치유의 기적을 베풀어 주신다면 그분들의 시복을 위하여 교회 안에서 증거하겠다고 굳게 약속하였습니다. 
여섯 번에 걸친 항암치료의 고통을 잘 견디면서 결국 ‘완전관해’라는 결과를 얻어 일상생활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항암치료의 후유증이 남아있었을 때 성공적인 치료가 달성되었다는 것을 통보받고 하느님의 크신 사랑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옛날 예수님과 사도들로부터 치유의 기적을 경험한 이들처럼 저 역시 하느님께서 저 깊은 구렁 속에서 건져 주셨음에 감격하는 눈물이었지요. 3개월 간격으로 두 번의 검사 이후 지난 1월 6개월 간격의 첫 번째 검사를 통해서도 성공적인 치료 결과가 유지됨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성공적인 치료가 하느님께서 저를 구하신 기적과 같은 은총이라고 믿으며 치료 경과 등을 나열하고 저의 기도 생활 등을 소개하는 일종의 증언록을 작성하였습니다. 레지오의 가경자들의 시복을 위한 증거가 되기를 바라면서요. 그러나 기적 심사는 “전구를 통하여 얻은 은총 체험 가운데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적 치유사례를 수집하여 질병의 심각성과 치료 이력에 관한 자료를 통하여 초자연적인 치유임을 엄격하게 입증하는 절차”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서울 무염시태 세나뚜스에서도 이 치유가 기적이 아니면 도달할 수 없는 치유라는 것을 ‘교회와 병원 당국’에서 제출해야 한다고 의견을 주셨습니다. 말하자면 환자의 주관적인 신앙의 증거로서는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물론 저는 하느님께서 베푸신 ‘기적과 같은 치유 은총’이라고 믿어 하느님께 무한한 영광과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만!
주님은 항상 삶의 과정에 다가오는 고통을 극복하게 해 주시기에 저는 크고 작은 고통을 마주하면 그때마다 주님의 파스카 신비를 생각하곤 하였습니다. 주님의 수난과 죽음의 끝은 부활이라는 이 신비가 우리의 삶을 늘 관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신비를 살기 위하여 기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심각한 병을 앓는 고통 안에 있을 때 하물며 기도하며 매달리지 않는다면 주님의 파스카의 신비를 어떻게 체험하겠습니까? 저는 항암의 과정에서 위와 같이 레지오의 설립자와 초기 활동가들의 시복 청원 기도를 간절하게 바치면서 그분들의 전구를 요청하였고, 기적처럼 치유의 목표에 도달하여 이 신비를 새롭게 맛보게 된 것이지요. 
함께 기도해주신 교우님들과 ‘성모님의 병원’ 의료진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