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교구 서산동성당 그리스도의 어머니 Cu.(단장 김재환 베네딕도) 소속 천주의 모친 Pr. 이민자 데레사 자매는 시골 마을에서 읍내로 진학한 가톨릭재단 학교인 성요셉여고 종교시간에 처음 가톨릭을 접했다. 학교생활에서 가톨릭을 알아가던 중 소년 Pr.에서 활동하던 친구가 봉사활동을 같이 가자고 권유해 추운 겨울,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 댁으로 청소하러 갔던 것이 봉사의 시작이었다.
여고 1학년 때 강진성당에서 성탄절에 세례를 받고, 주님께 첫 소원을 빈 것은 지금 생각해도 우스운, 당시 먼 미래에 있을 남편, 자녀들과 함께 장궤 틀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것이었다. 주님께서 그때의 기도를 들어주시어 지금은 온 가족이 당신의 자녀로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한다고 데레사 자매는 말한다.
대학생활,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성당에 다녔는데 당시 비신자였던 남편을 만나 교회법상 혼인 절차를 몰랐는데 친구의 도움으로 결혼 전 관면혼배를 받을 수 있었다.
결혼 후 운암동성당에 혼자 나가고 있을 때 같이 살던 시동생이 사고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시동생의 치유를 위해 주님께 간절히 기도할 때, 남편이 입교하면 치유될 것 같은 욕심에 남편을 설득하니 어렵게 입교를 했고, 시동생은 기적적으로 완쾌되었다. 하지만 남편은 바쁜 직장 일과 이사로 교리를 중단했다.
그는 1992년 레지오에 입단해 활동하면서 남편의 재입교와 첫 소원인 성가정을 위해 열심히 기도했다. ‘남편에게 신앙을 권하지 않으면서 누구에게 권할 수 있으랴’라는 마음으로 단원들과 남편의 만남을 만들며 입교를 권하니 바쁜 일과를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던 남편이 드디어 재입교하여 세례를 받았다. 당시 절에 다니시던 시어머님께 눈치가 보였지만 뇌경색으로 투병하시던 시어머님과 연로하신 시아버님이 훗날 대세를 받으신 것도 주님의 은총이었다.
“레지오 회합에 참석하기 위해 큰아이는 어린이집에 보내고, 둘째를 데리고 가정방문 활동을 했었는데, 당시 루르드의 모후 Pr. 백난순 레지나 단장의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닮고자 했던 다짐이 지금의 저를 있게 만들었어요.”
입교․입단 권유에 함께하시는 하느님 느껴
1993년 말, 오치동성당에서 지금의 서산동성당이 분할되었는데 지금까지 30여 년을 초등부 교리교사에 이어 성인 교리교사로 봉사하면서 레지오 활동은 지속했다. 늦둥이를 낳고서 10여 일 만에 회합에 참석해 단원들이 놀라워했는데 출석과 회합의 중요성 때문이었단다. 당시 꾸리아 간부로 약한 Pr.에 파견되어 늦둥이를 곁에 두고 주회합을 하며 단원 확보를 위해 노력한 것이 단원들의 귀감이 되었던지 2년 후엔 분단의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데레사 자매는 주님의 자녀로서 사명을 다하겠다는 순명과 어디서든지 주님의 말씀은 인간의 입을 통해 성령께서 하신다는 믿음으로 먼저 다가가 대화를 건네며 활동했다. 교구 까리따스에서 운영하는 단체에 설거지 및 배식 봉사를 갈 때 만나는 사회봉사자들에게 지닌 묵주를 쥐여주며 비신자에겐 입교 권유를, 쉬는 신자에겐 회두 권유를 하다 보니 나중에는 가지고 있던 묵주가 부족해 직접 만들어 전하며 선교 활동을 해왔다. 이 같은 활동을 함께 활동하던 천주의 모친 Pr. 박춘자 나탈리아 단장이 광주 평화방송에 알려 미담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곁에 있던 교우는 몇 년 전 코로나 시기에 마스크 품절 사태가 났을 때 데레사 자매가 1,000여 장의 천 마스크를 두 차례나 직접 만들어 본당 신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귀띔한다.
본당에서 미사 안내를 하며 교우들에게 레지오 입단을 권유했을 때 5년을 다녀도 입단 권유는 처음 받는다며 오히려 고맙다고 바로 입단하기도 했고, 또 권유 즉시 입단하겠다고 하는 교우를 보며 주님께서 함께해주고 계심을 강하게 느꼈단다. 30명 이상 입교와 15명 이상의 입단자들을 꼽아 보는 데레사 자매는 2006년도에 광주 중재자이신 마리아 Se. 회계로 봉사하며 역대 Se. 단장이었던 김영대 루스, 전재옥 배네딕도, 김남철 요한 마리아 비안네 단장님들의 레지오 정신과 가르침으로 용기를 내어 활동할 수 있었다고 감사해한다.
성가정 이뤄 5년 전부터 부부가 묵주기도로 일과 시작5년 전부터 부부가 함께 매일 묵주기도를 드리고 일과를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힘들어했던 남편 윤장수 미카엘도 이제는 당연하게 기도하며 서로에게 든든한 힘이 된다. 남편은 본당 꾸리아 단장, 사목회장을 거쳐 현재 교구 행사부장으로, 데레사 자매는 여성 부회장, 교구 여성위원, 우리농 봉사자로, 딸은 최근 출산으로 쉬고 있지만 두 아들은 서산동성당에서 청년부와 전례, 며느리는 미사 반주, 손녀는 복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 성경 필사(한글 두 번, 영문 한번, 굿뉴스에서 완필 한번)를 하면서 새겨지는 주님의 말씀이 자양분이라며 특히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루카 2,19)”라는 성경 구절을 마음에 품으며 주님의 영광을 위해 기쁘고 겸손하게 활동하고 있는 데레사 자매에게서 봄날의 햇살만큼이나 환함이 따스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