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릴 때 제주도 서쪽에 있는 김대건 신부님 표착지인 용수 성지 옆에서 살았습니다. 10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냉담 중이었던 어머니께서 다시 성당에 다니게 되면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저는 아침에 일어나 아침기도와 저녁기도를 하며 신앙을 키워가게 되었고, 혼자가 되신 어머니께서는 신앙의 힘으로 자녀들을 홀로 키우셨습니다. 새벽에 공소에 기도하러 가시면 예수님께서 “우리 딸이 왔네” 하며 좋아하신다고 말씀하시던 어머니께서는 성체 조배 중에 예수님을 만났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85세에 치매로 우리 집으로 모신 이후 언제나 묵주를 손에서 놓지 않으시며 모든 것에 감사하다 표현하시던 어머니…. 예쁜 치매로 우리를 웃게도 울게도 하시던 어머니….
시어머니께서 사고로 손을 다치셔서 우리 집에 오셨는데, 그 후 친정어머니를 모시게 되면서 시어머니께서 친정어머니를 돌보아 주시고, 남편과 딸, 아들이 어머니께 헌신하는 모습은 감탄 그 자체였습니다. 두 어머니를 모시고 살 수 있었던 것도 은총이었나 봅니다. 주위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말씀하시면 저는 “두 어머니를 모실 팔자인가 보다”라며 웃어넘기곤 했습니다.
딸을 몰라보시면서도 손녀딸 이름을 기억하시던 어머니께서는 항상 고맙다는 표현을 하셨고, 94세 되시던 날에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성당에서의 장례 예식을 보고 그때까지 외인이었던 둘째 사위와 막내 사위인 제부가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어린 남매를 데리고 레지오 주회합에 참석해
저는 청년 레지오와 소년 레지오 단장을 맡으면서 레지오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결혼 등으로 레지오를 잠시 중단하게 되었을 때쯤 본당 신부님으로 오신 임 신부님께서 레지오를 권유하셨습니다. 어린 남매를 데리고 레지오를 할 수 없다고 말씀드리니, 성당에 삼 남매를 데리고 다니는 인 소피아 자매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없어진 자비의 모후 Pr.에 입단하여 아이들을 데리고 주회합에 참석하는데, 아이들은 묵주기도를 따라 하기도 하고, 떠들기도 하며 작은 공동체를 이루며 지냈습니다. 같이 기도하고 따라다니던 딸이 지금은 결혼하여 두 남매를 낳고 아이들에게 유아 세례를 주는 것은 물론 주일 미사에 잘 다니고 있습니다.
성모님의 군단에서 간부도 하고 단장직을 수행하며 지나온 나날들, 이 모든 일이 은총이었습니다. 제가 낮 팀 자비의 모후 Pr.에 있을 때 시어머니와 어머니 친구분을 모시고 같은 팀에서 10년 동안 함께 활동하였으며, 지금은 제가 저녁 팀으로 옮기면서 시어머니님은 협조단원으로 열심히 생활하고 계십니다.
든든한 남편은 현재 35년 이상 행동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소년 꾸리아와 본당 꾸리아 단장을 했었기에 서로를 이해하고 도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쁘레시디움 간부와 단장직을 수락하여 열심히 활동하던 중 새서귀포성당이 분리되어 꾸리아 단장직을 제의받아 순종하며 3년 임기를 채울 때쯤 또다시 꼬미씨움 단장직을 말씀하시어 순명의 마음으로 받아들여 현재 남부지구 천주의 성모 꼬미씨움 6개월 차 새내기 단장입니다.
혼자가 아닌 서로의 기도를 통해 주님의 현존 느껴
꾸리아 단장으로 있을 때 일입니다. 사업 보고가 끝나고 신비로운 장미 Pr. 방문했는데, 4명의 간부가 더 이상 간부직을 맡을 수가 없다며 꾸리아 단장이 알아서 하라고 하고, 회합을 할 수 없다고 하여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잠시 중단되었던 신비로운 장미 Pr.은 6개월이 지나 제가 전출하여 단장직을 맡고, 새 단원 3명과 현직 2명과 함께 총 6명으로 재기하여 지금은 7명(쁘레또리움 단원 3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재기하여 활동하던 중 본당 출신 오순복 마리아 수녀님께서 당신이 청년 때 신비로운 장미 Pr.에서 활동하였고, 지금까지 아듀또리움 단원으로 계속 기도하고 있다는 말씀을 해 주셔서 정말로 기도의 힘이 대단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혼자가 아닌 서로의 기도를 통해 주님의 현존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의 기도가 하나로 만나 레지오를 재기하게 하시는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씨를 뿌리는 것은 사람의 일이지만 열매를 맺히게 하는 것은 사람의 일이 아님을, 그 열매가 자신의 힘과 노력으로 결실을 이룬 것이 아님을 고백합니다.
2024년 연차 총친목회 때 장기 자랑으로 아모르파티를 개사해서 율동을 하게 되었는데, 친목 도모에 참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개사한 것을 소개합니다.
레지오 파티
산다는 게 다 은총이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성경 속의 한 편의 얘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
자신에게 실망하지마 모든 달란트 받을 순 없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의 희망
인생은 선물이야 레지오 파티 신나는 파티(연총 친목회)
인생이란 붓을 들고서 무엇을 그려야 할지
주님과 성모님께 의탁하고 믿음 소망 사랑이지
말해 뭐해 쏜 화살처럼 사랑도 지나갔지만
그 추억들 눈이 부셔서 찬란한 행복이여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성모님과 회의실로 가면 돼
이제는 결석이여 안녕 왔다 갈 매주의 레지오
레지오 충성 간부는 순명 성모님 부름대로 가면 돼
신비로운 장미는 영원할 거야 다가올 사업 보고 두렵지 않아 레지오 파티 신나는 파티(연총 친목회)
끝으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성경 말씀 시편 139편을 묵상하며, 성모님의 군단 모든 이에게 주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아멘.
<사진설명(위로부터)>
- 좌은숙 데레사 단장
- 2021년 순례 성모님 모시고 단장님들과 함께
- 손자 유아 세례(좌) 꼬미씨움 영성 특강(우)
- 신비로운 장미 Pr. 신입 단원 3명 선서식(좌) 연차 총친목회(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