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주 월요일 새벽이면 새벽 다섯 시에 주회합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우리 본당에서 유일한 새벽 팀 레지오이다. 우리 두왕성베드로성당 신비체의 모후 Pr.은 현재 6명의 단원으로 형제님 두 분, 나와 자매님 세 분이 함께하는 남녀 장년팀이다.
형제님들은 월요일 출근하시기 전 주회합를 마치고 6시 30분 새벽 미사에 독서까지 한다. 세례 후 20년 이상 또는 십수 년의 오랜 기간 동안 레지오 단원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며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매님들도 주회를 마치고 새벽 미사에 참례한다. 작년에는 단원이 9명이었으나 세 분이 이사로 전출하고 총단원이 5명으로 줄었다. 서기를 맡은 내가 몇 달 전 대녀를 모시고 입단시킴으로써 현재 6명의 행동단원으로 활동한다.
한 언니 단원은 일을 하면서도 본당 사도직 활동과 기도에 너무도 열심히 참여하시는데 그 모습을 보며 진정한 성모님의 딸이라고 생각한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삶과 신앙을 살아내는 우리 레지오 단원 형제자매님들을 바라보며 예순이 된, 제일 막내인 나는 존경스러운 마음이 든다.
어릴 때 세례를 받고 주일만 지키던 신앙으로 살았는데 30대에 처음으로 레지오를 시작하면서 묵주기도를 제대로 하기 시작했던 듯하다. 이후 여러 가지 정신적, 육체적 어려움을 겪으며 입단과 탈단을 반복했다. 신비체의 모후 Pr.에 입단한 지 만 4년이 되어가는 이 시기가 제대로 된 정식 레지오 단원이 된듯하여 가슴이 뿌듯하다.
어떤 날인가 성모님께 “예수님과 성모님께서 기뻐하시고, 보이지 않는 미미한 공로라도 될 것 같은 일이지만 제 인간적인 마음으로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 성모님 두 분이 원하시는 일이라면 제 마음을 선한 마음으로 변화시켜 주시어 실천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였다. 삶 안에서 옹졸하고 못난 마음 하나도 어쩌지 못하는 인간이지만 작은 사랑이라도 실천하게 되었을 때 성모님의 도우심과 응답으로 함께하고 계심을 느끼기에 기도의 체험도 하게 된다.
건강이 허락되고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그 순간까지 성모님의 손 놓지 않고 함께 걸을 수 있길 염원하며, 나약하고 혼자서는 기도하기도 쉽지 않은 영혼인 나를 당신의 딸로 삼아주시고 레지오 단원으로 불러주심에 성모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함께하는 우리 신비체의 모후 Pr. 단원들께도 감사와 파이팅을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