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한상연 유스티노 서울대교구 포이동성당 바다의 별 Pr.

허우적거리다가
눈물로 가슴 흥건해질 즈음
온 세상 가득 
음표처럼 눈이 쏟아져 내렸다.

길 앞이 더럽고 미끄러워
돌아가야 하나 망설이는 순간
교향악 3악장이 끝난 것처럼
눈도 멎었다.

그때 
나는 보았다.

유모차에 앉아 손 내미는 아이처럼
부러진 가지 사이에서
한껏 웅크리고 봄을 기다리는
동백의 눈빛을.

기다려 보렴.
응그러진 널 위해
찬란한
봄이 오고 있단다. 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