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구 서짓골 성지(전담사제 맹세영 세례자 요한 신부, 만수리공소 담당 신부)는 아름다운 보령호가 내려다보이는 길가를 묵묵히 지키고 있다. 산골 교우촌이었던 서짓골은 1990년대 보령댐이 건설되면서 수몰되어 지금은 댐의 가장자리로 옮겨 자리 잡고 있다.
서짓골 성지는 1866년 병인박해 때 보령 갈매못에서 순교한 다섯 분의 성인 중 황석두 루카를 제외한 네 분이 16년간 안장되었던 곳이다. 1866년 3월 30일 성금요일 갈매못에서 안토니오 다블뤼 주교, 베드로 오메트르 신부, 루카 위앵 신부, 장주기 요셉과 황석두 루카가 참수되어 모래 자갈 속에 방치되었는데, 혹독한 박해 중 큰 위험을 감수하며 20여 명 교우들이 성 안토니오 다블뤼와 성 루카 위앵과 성 베드로 오매트르와 성 요셉 장주기, 네 분의 시신을 수습해 12일 동안 바닷길과 산길을 이용해 운구해 와 9월 1일 서짓골 한 교우의 담배밭에 안장하였다.
순교자 시신을 서짓골에 안장했던 사람들 일부는 몇 달 후 체포되어 서울에서 처형되었고, 다른 신자들은 피신하여 그 순교자들의 무덤을 지킬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16년 후인 1882년 조선교구 부주교 블랑 신부가 살아남은 신자들에게 명하여 네 분의 순교자 유해를 발굴 수습하여, 2월에 네 분 순교자 유해를 일본 나가사키로 옮겨 오우라 신학교에 12년 동안 정중히 모셨다. 박해의 여파가 아직 남아 있는 데다가 사회가 혼란하여 유해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1894년 5월 22일 네 분의 유해가 나가사키에서 서울에 도착해, 서울 용산신학교를 거쳐 1900년 9월 10일 명동대성당 지하에 안치되었다가 시복식을 즈음하여 1967년 절두산 성지 지하 성전에 안장되었다. 네 분의 순교자는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시성되었다.
1866년 순교자들의 충청수영 갈매못 순교 기념 150주년인 2016년 하부 내포 성지 주관으로 일본 나가사키 오우라성당에 ‘병인 순교자 4위 기념비’를 세웠다.
4위 치명 성인을 기리는 빈 무덤 제대인 ‘사성제대’
서짓골 ‘사성제대’는 죽음을 무릅쓴 4위 치명 성인을 기리는 빈 무덤제대이다. 사성 제대석에는 십자가 모양의 조각과 함께 서짓골 성지에 임시 안장되었던 네 분 성인 이름이 새겨져 있다. 사성제대 앞 향로석 사이의 요철석은 무릎을 꿇는 장궤석이다.
제대석 양 편의 무궁화 두 그루는 가톨릭 성가(289번) ‘병인 순교자 노래’(작시 최민순 신부, 작곡 이문근 신부) 첫 소절에서 “피어라 순교자의 꽃들아 무궁화야”라고 노래하듯이, 순교 성인들 묻히신 곳에서 “끝없는 영광 속에 하늘에 살아있다”라며 그 순교 성인들을 기억하자는 뜻에서 심었다.
“피어라 순교자의 꽃들아 무궁화야! 부르자 알렐루야 서럽던 이 강산아!”
“한 목숨 내어 던진 신앙의 용사들이 끝없는 영광 속에 하늘에 살아있다”
제대석 후면 현판의 글귀는 순교 성인들의 거룩한 희생을 마음에 새기며 기도하게 한다.
대전교구는 해마다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시성을 위하여 ‘하느님 백성과 주교님이 함께하는 도보 성지순례’를 실시한다. 웅천 완장포구-화산교-서짓골 성지까지 9.5km로 3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다. 피의 순교로 지켜낸 신앙 선조들의 얼이 거룩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참 신앙인으로 잘살아내는 것이 후손들의 몫이라 여겨진다.
서짓골 성지에서 도로를 따라 오르면 오른쪽에 순례자의 집 안내판과 왼편에 2층 가정집 같은 순례자의 집(돈이관敦伊館)이 있다. 1층 방 3개와 욕실, 2층 방 3개 욕실이 있어 순례자들의 여정에 안식처가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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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대전교구 서짓골 성지
- 충남 보령시 미산면 평라리 438-3
- 홈페이지 http://cafe.daum.net/southnaepo(하부 내포 성지)
- 미사 안내: 삽티 성지에서 매주 화요일-주일, 오전 11시(서짓골 성지 미사는 없음)
▶순례자의 집(돈이관)
- 주소 : 충남 보령시 미산면 보령호로 238 / 전화 041-836-9625
- 예약 후 숙박 가능. 개인 준비 취사 가능. 숙박료는 자율 봉헌.
▶만수리공소
- 충청남도 부여군 외산면 만수로 243
- 사무실 : 041-836-9625, FAX : 041-836-9625
▶완장포구-서짓골 성지 도보순례 구간
완장포구(완장교)-웅천읍 소방대-한내 노인회관-성동1리 마을회관-배챙이못-화산교-서짓골 성지(9.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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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위로부터)>
- 서짓골 성지 전경: 가운데 사성제대와 오른쪽에 ‘광영위주치명(光榮爲主致命)’이라고 쓰인 현양비와 왼쪽에 ‘순교성인 4위 면례기념비’가 서있다.
- 제막식 사진: 2016년 9월 29일 일본 나가사키 오우라성당에서 당시 대전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와 나가사키대교구 타카미 미츠아키 요셉 대주교가 ‘병인 순교자 4위 기념비’를 세우고 제막식을 했다.
- 돈이원 표지석: 안토니오 다블뤼 주교의 한국 이름은 안돈이(安敦伊)이다. 주교님의 이름을 빌린 ‘돈이원(敦伊園)’은 야외 성전이다. (좌)
순례자의 집(돈이관)(우)
- 주교님 도보순례: 9월 1일 대전교구 총대리 한정현 스테파노 주교님과 200여 명의 신자들이 완장포구에서 서짓골 성지까지 도보순례하고, 성지에서 미사를 봉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