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우리-서울 가양동성당 로사리오의 모후 Pr.
시각장애 단원을 위한
특별한 교본 읽기
최정은 헬레나 서서울 Re.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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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은 로사리오 모후 Pr.(단장 강춘식 스콜라스티카) 단원들과 순교자의 모후 Cu.(단장 이미경 마리아) 간부들에게 특별한 기억의 시간이었다. 3월 19일, 시각장애인 레지오 단원인 유영순 엠마에게 교본 첫 장을 읽어주기 시작한 활동이 7월 23일 마지막 장을 읽으며 종료했기 때문이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고귀한 영혼을 구할 가능성이 있다면 그들을 위해 어떠한 대가도 치를 용의가 있어야 한다. ··· 부름을 받으면 레지오 단원들은 지체 없이 달려간다.’(교본 359쪽)의 가르침을 실행하고, 온전히 결실을 맺은 귀한 경험이었다.
“어느 날 Cu. 단장님께서 엠마 자매님을 위한 교본 읽기를 제안하셨어요. 매주 화요일 오후 4시 엠마 자매님 집에 모여 1시간 동안 교본을 읽었습니다. 친교를 나누면서 합심해 5개월 동안 꾸준하게 활동했습니다.”
오랜 기간 레지오 활동을 해온 유 엠마 단원이 처음으로 교본을 완독한 것에 큰 기쁨을 느낀다는 강춘식 스콜라스티카 단장. 유 엠마를 위한 교본 읽기 완독은 로사리오 Pr. 단원 7명과 Cu. 간부(단장 이미경 마리아, 부단장 김희숙 루시아, 서기 박성하 리디아, 회계 김정숙 베로니카)가 ‘고귀한 영혼’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준 결과물이었다.

레지오 단원들의 응집력을 만들어낸 교본 읽기
본당 구역장을 역임하고 있는 김연옥 수산나 부단장은 “저희 Pr.은 1993년 11월 창단해 지난 7월 9일 1,600회차 주회를 마쳤습니다. 엠마 자매가 지금 단장님이신 강 스콜라스티카 자매의 앞집으로 20240924111841_1223754482.jpg이사를 오셨어요. 묵주기도를 하는 엠마 자매님을 보고 단장님께서 입단을 권유해 함께한 지 벌써 8년이 흘렀네요.”라고 말한다.
수산나 부단장은 로사리오 Pr.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단장을 6년 연임한 이유도 있지만 유 엠마 덕분에 장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응집력이 강화되는 Pr. 단원들을 보면서 레지오 입단 권유에 더 확신이 생겼다. 그렇게 오필순 요한나 단원도 이끌 수 있었다.
“권유를 받고 입단했는데 혼자보다 주회에 참석해서 함께 기도하는 것이 참 좋네요. 친교가 있어 외롭지 않고 기도도 더 열심히 해서 좋아요.”
정수광 로사의 입단도 같은 맥락이다. “냉담 중이었는데 혼자의 힘으로는 꾸준하게 다니기 어렵겠다 싶어 도움받을 곳이 필요했어요. 레지오만큼 좋은 단체가 없는 것 같아 입단을 결심했습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지만 참 좋습니다.” 
한편, 서기 김미영 율리안나의 입단도 권유에서 시작되었다.“누군가 다가와 주면 성당에서 한 걸음 내딛는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그때 부단장님께서 우리 레지오를 도와주면 어떻겠냐고 말씀해 주시는데 참 고마웠어요. ‘우리 같이 활동하자’라고 하시는 게 아니라 도와달라고 낮은 자리에서 말씀을 하시는 게 정말 현명해 보였어요. 대화를 통해 저를 잘 이끌어주실 거라는 믿음이 생겼죠.”
또 한 사람 기둥 같은 단원은 회계 이순희 가브리엘라. 초창기 단원으로 1,500여 주회를 함께해온 로사리오의 모후 Pr.의 산 역사나 다름없다.
“사실, 김포로 거주지를 옮겼는데 차마 떠날 수가 없었어요. 성모님의 은총으로 지금껏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레지오를 통해 여러 활동도 많이 해봤지만 이번 교본 읽기가 가장 감동적이었습니다. 엠마 자매님은 기도를 많이 하셔서 입단부터 지금까지 일주일에 묵주기도 140단을 해오십니다. 저희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답니다.”

교본 읽기 통해 내부적으로 봉사활동 가능성 확인
“사실 장애가 있는 분의 입단에 Cu.에서 고민이 많았어요. 레지오 활동과 이동 문제도 걱정이었고, 점자 교본이 없는 것도 고민이었죠. 하지만 모두 노파심이었어요. 먼저, 엠마 자매는 당신보다 더 힘든20240924111841_765464013.jpg 사람을 위해 정서적인 지원이나 위로자로서 활동하고 있었어요. 이동도 활동보조인의 도움과 앞집의 단장님께서 물심양면으로 촉각을 세우며 돕고 계셔요. 마지막 교본이 문제였는데 이번에 교본 읽기를 통해 저희 내부적으로 봉사활동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순교자의 모후 Cu. 이미경 마리아 단장의 말처럼 유 엠마와 함께하는 레지오 마리애 활동은 당사자는 물론 단원 모두를 동반성장 시키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레지오 활동은 제 삶의 중심입니다. 단원으로 주어진 역할을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감이 참 좋습니다. 이번 교본 읽기는 참 특별해요.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누구도 교본을 읽어주는 Pr.은 없었어요. 모두가 저를 신경 써준다는 것을 느낍니다. 지난 4월 배론성지 야외행사는 참 영광이고 감사했어요. 비록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제가 얼마나 환영받고 있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심지어 주님께서 ‘너, 이제 왔구나!’라며 반겨주시더라고요.”
우리가 레지오 활동을 함께해야 하고, 멈추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활동이 식어가는 우리의 믿음을 새롭게 타오르게 하기 때문이다. 유 엠마를 위한 교본 읽기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