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자리_마산교구 옥봉동성당 윤정자 헬레나
“심는 대로 거둘 것이다”
김영수 그레고리오 마산 Re.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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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십 평생을 사는 동안 많은 것을 심는 대로 거두어들였다고 기뻐하며, 늘 기도하고 계시는 마산교구 진주 옥봉동성당(주임신부 박철현 미카엘) 매괴의 모후 Pr. 단장 윤정자 헬레나 자매를 양진순 다리아 전 옥봉 꾸리아 부단장의 소개로 만났다. 
윤정자 헬레나 자매는 1943년생으로 팔십이 넘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현재 Pr. 단장 직분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으며, 1972년 레지오에 입단한 이래 지금까지 4개의 Pr.을 분단시킬 정도로 레지오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50년이 넘는 레지오 활동 중에 평 단원 생활은 거의 없고 간부로 서기와 단장을 번갈아 맡아 성모님의 참된 군사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계시다. 보이는 모습은 자그마한 옆집 할머니 같은 인상으로 툭 건드리면 넘어질 것 같은 작은 체구지만, 환하게 웃으며 필자를 반겨주는 모습에서 내면은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바위 같은, 모두를 보듬을 것 같은 포용력이 보였다. 
윤 헬레나 자매는 1992년에 레지오 20년 근속 메달, 2022년 레지오 마리애 창설 100주년 기념미사 때에 레지오 50년 근속상을 받기도 했다.

50년 넘는 세월을 충실한 성모님의 군사로
헬레나 자매는 누구보다 선교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젊은 시절부터 많은 이들을 권면하여 30명이 넘는 이들을 하느님 자녀로 이끌었고, 그들의 대모를 자청하여 대녀들을 거의 레지오에 입단시켜 열심히 신앙생활과 단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20240924110905_1065057341.jpg
그는 예전에 연세가 많아 거동할 수 없는 할머니에게 수녀님 승낙을 받고 1년 동안 매주 수녀님 교리 시간에 참석하여 그날의 교리 공부를 한 후, 할머니에게 찾아가서 그대로 교리 내용을 전하여 그분을 하느님의 자녀로 인도하였는데, 이 모습에 보고 그 할머니의 동생과 조카가 레지오 입단하는 경사도 맞이하였다.
또 한 번은 40대 젊은 새댁이 교통사고로 귀를 다쳐 청력을 많이 상실하여 절망에 빠져 있을 때 그를 교리반에 인도하였는데 교리 내용이 잘 들리지 않아 고충을 겪고 있었다. 그러자 헬레나 자매는 개인적으로 교리 내용을 직접 글로 써서 읽어볼 수 있게 하고, 옆에서 큰 소리로 알아들을 수 있도록 교리 내용을 전달하여 무사히 교리교육을 마치고 세례를 받게 했다. 또한 그 자매를 레지오 입단시켜 지금까지 헬레나 자매와 같은 Pr.에서 성모님 어여쁜 군사로 열심히 복무 중이다.
헬레나 자매에게는 딸 하나와 아들 둘이 있는데 자녀들을 초등학교 때부터 매일 평일미사에 데리고 다녔으며, 첫영성체 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복사를 섰을 정도로 자녀들에게 하느님의 신심을 길러 주고, 두 아들은 예비신학교 및 피정 등을 보내어 더 깊은 신앙심을 길러 주었다. 이렇게 헬레나 자매의 기도와 자녀들에 대한 사랑, 인내, 정열을 쏟은 결과 두 아들은 사제가 되어 큰아들 최경식 야고보는 현재 사천성당 주임신부로, 작은아들 최태식 필립보는 창원 삼계성당에서 주임신부로 사목하고 있다.

부족한 나를 도구로 써주심에 감사드려
취재에 동행한 양 다리아 자매는 “어릴 때부터 쭉 보아온 헬레나 자매님은 항상 겸손한 모습과 웃는 얼굴로 우리를 격려해 주시고 혹시 조금이라도 잘못했을 경우 다정하게 다독여 주시는 그 모습이 제 20240924110905_1617839916.jpg가슴 한 모퉁이에 자리 잡고 있으며, 중년이 되어서도 헬레나 자매님을 우리 신앙의 모범으로 생각하며 그렇게 신앙생활을 하자고 신자들끼리 다짐도 한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또한 옥봉동성당 신자들은 너도나도 입을 모아 두 아들을 사제로 봉헌하시고, 많은 연세에 성치 않은 몸임에도 불구하고 지팡이에 의지하며 매일 미사 및 셀 기도, 성체조배, 본당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모습이 모든 신자에게 모범이 되는 분이라며 칭찬하고 있었다.
헬레나 자매는 “오늘이 있기까지 되돌아보면 하느님의 크신 은총과 성모님의 보호하심과 성령께서 이끌어주셔서 팔십이 넘은 부족한 나를 도구로 써주심에 감사드리며 모든 것을 하느님께 영광 드린다”라고 말했다. 
돌아오는 길에 성모 동산에 피어있는 작은 꽃같이 어여쁜 헬레나 자매가 늘 건강하고 지금처럼 웃으면서 하느님의 성전에서 성모님의 참된 군사로 살아갈 수 있도록 화살기도를 바쳐본다.    

 

<사진설명(위로부터)>
- 윤정자 헬레나 자매
- 아들 사제의 서품식
- 성모상 앞에서 양 다리아 자매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