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이름에 담긴 뜻
에렘베르토(Erembert) 外
이석규 베드로 자유기고가

325. 에렘베르토(Erembert) / 축일 5월 14일
옛 독일어로 ‘명예, 영예’라는 뜻의 에라(êra)와 ‘밝다’라는 뜻의 베라흐트(beraht)가 합쳐진 이름 에렌베르트(Ehrenbert)에서 유래한다. 7세기 프랑스의 성 에렘베르토는 수도자로서 수도원에서 지내기를 바랐지만, 성인의 출중한 성덕을 알아본 프랑스 왕에 의해 주교로 임명되었다. 한번은 성인이 고향을 방문했을 때 그곳에 큰불이 났다. 성인은 가까운 성당으로 가서 간절히 기도한 뒤 품에서 십자가를 꺼내 들었다. 그러자 불길이 잦아들었다. 10여 년 동안 교구를 돌보던 성인은 건강이 나빠진 뒤에야 수도원으로 다시 돌아가 지내다가 선종했다.

326. 에르멘질다(Ermengilda) / 축일 2월 13일
독일어로 ‘전부의, 우주적인, 위대한’이란 뜻이 있는 에르민(ermin)과 ‘희생, 제물’이란 뜻의 고틱어 길드(gild)가 합쳐진 이름 에르민길드(Ermingild)에서 유래한다. 7세기 영국의 성녀 에르멘질다는 켄트 왕국의 공주로서 머시아 왕국의 왕과 결혼한 뒤 남편을 개종시키고 그곳에 그리스도교를 전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성녀는 어머니인 성녀 섹스부르가가 세운 수도원에 들어가 살다가 이모인 성녀 에텔드레다가 세운 수도원으로 가서 어머니의 뒤를 이어 원장으로 봉사했다. 성녀는 에르메닐다(Ermenilda)라고도 불린다.

327. 에르미놀드(Erminold) / 축일 1월 6일
독일어로 ‘전부의, 우주적인, 위대한’이란 뜻의 에르민(ermin)과 ‘힘, 권위’란 뜻의 발트(walt)가 합쳐진 이름에서 유래한다. 12~13세기 독일의 성 에르미놀드는 어렸을 때 한 수도원에 버려졌고, 그곳에서 수도자가 되었다. 매우 엄격한 규칙을 자신에게 적용하여 지키며 덕을 쌓은 성인은 다른 지역 수도원의 원장으로 발탁되어 훌륭한 지도력을 발휘했다. 성인의 기도 정신과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랑은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그러나 성인은 불의의 사건으로 사망했고, 이러한 죽음 때문에 순교자로 기려진다.
언어권에 따른 표기 또는 변형: 에르미놀두스(Erminold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