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천 연수성당에서 올해로 10년 차 초등부 교리교사인 서보경 폴리세라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수녀님의 권유로 교리교사를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소년 레지오는 3년 전 우리 성당 청소년분과장님의 권유로 시작했습니다. 그분이 단장을 맡고 저는 부단장을 맡으면서 소년 레지오 친구들과 함께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연수성당 소년 레지오 상아탑은 과거 여러 번 설립과 해체를 반복하다가 2018년 4월 1일에 Pr. 이름을 상아탑으로 고쳐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도 해체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당시 인천 연수지구에는 소년 레지오가 여러 개 있었지만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소년 레지오가 해산되어 지금은 연수성당에만 소년 레지오가 남게 되었습니다.
처음 부단장직을 제안받았을 때 조금 망설였습니다. 저도 레지오 경험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무엇부터 해야 할지도 몰랐으며, 주일학교의 다른 부서 활동들과 조금 다르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우리 연수성당 상아탑 소년 레지오는 주일 오후 1시에 회합을 합니다. 처음 레지오 회합을 갔을 때 저는 무척 놀랐습니다. 단순히 기도만 하는 회합이 아니라, 오카리나 악기 연습을 30분 정도 한 후 회합이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상아탑 소년 단원들은 음악을 통해서 기도와 찬양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오카리나로 간단히 연주할 수 있는 성가를 하나씩 배워나갑니다. 특히, 성모의 밤과 성탄절 음악 행사 때 우리 아이들이 연주 무대를 통해 마음껏 음악적 재능을 펼치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음악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는 데다 오카리나도 불 줄 몰랐던 저는 아이들과 함께 무대에 나가기 위해 연습에 많은 노력을 쏟았습니다. 이렇게 저는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음악으로 성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있습니다.
그런 노력이 쌓여서 우리 본당 어르신들도 아이들이 연주하는 모습에 감동하고 기뻐하시고, 감사하게도 학부모님들도 레지오 행사에 꾸준한 지지를 보내주십니다. 무엇보다 저희 레지오 아이들이 오카리나와 악보를 갖고 연습할 수 있도록 본당 5개 꾸리아에서 재정적 지원을 해주셔서 많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우리 연수성당 소년 레지오는 미사와 교리수업만 하고 귀가하는 단조로운 생활에서 벗어나, 성모님과 함께 기도하고 즐겁고 행복한 일을 아이들이 직접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움도 있습니다. 아직 연수성당에 중학생 레지오가 없는 것입니다. 물론 중학생도 초등학생과 함께 레지오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성당 중학생들은 토요일 저녁에 학생 미사가 있으며, 초등부를 위한 어린이 미사는 주일 3시입니다. 희망 사항이 있다면 토요일에 중학생 레지오가 설립되어 연계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소년 레지오를 하면서 제가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레지오를 통해 제가 신앙적으로 성숙해지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초등부 교리교사로 봉사하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알게 되었지만, 소년 레지오를 지도하면서 저는 성모님의 따뜻한 손길을 느끼고 있습니다. 형식적이었던 성모송 기도가 직접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레지오를 통해서 성모님이 저에게 다가온 것입니다. 저는 요즘 성모송 기도를 이렇게 합니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우리 죽을 때 소년 레지오를 위해서 빌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