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중화산동1가의 선너머학교(아이들의 희망학교, 전라북도 교육청 지정 대안 위탁교육기관) 박병훈(70세) 엘리아 교장 선생님을 찾았다. 그는 일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적응 학생과 중도 탈락위기에 처한 학생들을 사랑과 관심으로 돌봐왔다.
전북동화중학교(전국최초공립대안학교) 재직 당시(2010~2013년) 초대 교장으로 취임했을 때 34명의 아이들 한명 한명이 모두 소중했으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때로는 친구처럼, 때론 아버지처럼 대하는 아이들을 보며 너무 행복했고,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고 싶었다. 그는 돌보았던 아이들이 점차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성장해 나갈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퇴직 후 꿈누리 교실, 명주골학교를 열었으며, 강승운 신부님, 유승현 신부님 도움으로 선너머종합사회복지관 3층에 선너머학교를 열고, 교육청 지원과 후원금으로 15명의 아이들이 위탁 교육을 받고 있다. 이 중 6명의 아이는 매달 보호관찰 점검을 받고 있다. 선생님은 보호관찰 협의회 회원이다. 대안학교가 없으면 아이들은 소년원을 갔다 와서 갈 곳이 없어 거리를 배회하며 또 사고 치거나 나쁜 길로 빠질 수도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을 아버지의 마음으로 내 자녀처럼 대해
엘리아 교장 선생님을 만나던 도중에도 학생들과 부모님의 상담 전화가 끊임없이 온다. 부모님들도 아이들을 포기하고 내버려 두었지만 이곳에서 특별교육을 받고 있다. 때로는 화도 나지만 아이들에게 본을 보이며, 참고 인내하며 아이들 마음으로 들어가 믿어주고 아이들의 부모가 되어야 한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아버지의 마음으로 내 자녀들로 대하고 있다.
한 아이는 갓난아이 때 버려져 고아원을 전전하다 소년원과 자립생활관을 거쳤으나. 중고등학교 때 엘리아 선생님께서 보호자가 되어 학교를 찾아 입학과 졸업을 하게 되었다. 그 후 세례를 받고 청년이 되어 세차장에서 일하며 열심히 살고 있다.
대천에서 온 한 아이는 고등학교 재학 중 소년원에 갔다가 다시 제주 소년원으로 이송되었는데, 선생님은 그 아이를 면회하러 제주도까지 갔다. 선생님 덕분에 그 아이는 어렵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서 열심히 일하며 매년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며, 올해는 후원금도 보냈다. 아이 아버지는 “사람 만들어줘서 고맙다”라고 가끔씩 연락한다.
엘리아 선생님은 전주고등학교 재학 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워 선생님의 권유로 복싱을 하게 되었다. 당시 운동했던 선배들의 센 군기로 아주 힘들었을 때 중재를 하며 위로를 준, 인품이 훌륭한 선배가 있었는데 신학대학을 간 안철문 이냐시오 신부였다. 그는 복싱을 특기로 서울로 대학을 가게 되었고, 종로성당에서 세례를 받았다.
엘리아 선생님은 체육 교사로 재직 중 학생부장을 하면서 어렵고 힘든 아이들에게 꾸지람은 효과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정읍 배영고등학교와 금구중학교에서 복싱부를 만들어 지도했고, 금구중학교는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1980년도부터 대안학교에서 근무하면서 공부 못하는 아이들과 소외된 청소년들을 하느님의 정신을 가지고 돈 보스코 성인처럼 돌보려고 했어요. 돈 보스코 성인은 청소년들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들이 사랑받고 있는 것을 느끼도록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는 입시교육에서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낙오된 아이들을 위해서 대안 교육의 필요성을 느꼈다. 아이들과 소통을 위해 상담심리를 공부하였고, 예비자 교리를 가르치기 위해 전주가톨릭신학원을 다녔다.
교도소, 소년원 찾아 교정 사목 봉사
정읍 연지동성당에서 1986년 레지오에 입단한 선생님은 서학동성당 사목회장, 꾸리아 단장 6년과 전주 파티마 모후 레지아 서기를 6년간 역임했다. 아중성당(주임신부 김정민 라자로) 사목회 부회장, 교리교사를 해오며 상지의 옥좌 쁘레시디움 단장 6년 임기가 끝나서 현재는 서기를 맡고 있으며, 쁘레또리움 단원이다.
엘리아 선생님은 6년 전 혼자 살던 예비신자가 교리를 배우던 중 교통사고로 중태에 빠지자 그에게 대세를 주었다. 계속 병원을 방문하여 돌보아 주었는데 그가 차츰 회복되자 신부님과 상의하여 2023년 성탄절에 세례를 받게 해 김 요셉(74세) 형제가 되었다. 선생님은 새벽 미사 후 병원을 찾아가 누워있는 형제를 휠체어에 태워 바깥 공기를 쏘여주며 현재까지 돌보고 있다.
매주 수요일은 전주교도소(전주평화공소), 매주 토요일은 소년원(송천중․고등학교) 교정 사목 봉사를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파출소에 가서 신변 보증을 하고, 소년원, 보호관찰소 등 해결하기 위해 안 가는 곳이 없다.
선생님은 재직 중에는 참교육을 위해 헌신하다 5년간 해직교사가 되었다. 아내인 김명화 라파엘라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1남 1녀가 잘 자라 딸아이는 특수학교 교사가 되었고, 아들은 대경대학교 교수로 근무 중이다.
청소년 교육에 앞장서 힘든 아이들과 함께하며, 소외된 곳까지 주님의 사랑을 전달하는 박병훈 엘리아 교장 선생님께 하느님의 은총과 건강을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