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공부의 기쁨과 즐거움
젊은 부부들을 위한
교회의 조언
정희완 사도요한 신부 안동교구

신혼 초기 부부들을 위한 사목적 방향
혼인성사 이후에도 신혼 초기 부부들을 위한 지속적인 사목적 관심과 동행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교회는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젊은 부부들을 위한 사목이 단순히 사목자들만의 힘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도 교회는 분명하게 깨닫고 있습니다. 젊은 부부들을 위한 사목에 “성숙한 부부들이 함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사랑의 기쁨’, 223항). 사실 사목은 그 출발부터 교회의 구성원들과 함께하는 일입니다. 사목이 사목자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사목은 그리스도의 삼중직에 사목자는 ‘직무적으로’, 신자들은 ‘보편적으로’ 참여하는 일입니다.
젊은 부부들에게 교회가 장려하고 강조하는 두 방향은 자녀 출산과 부부를 위한 신앙과 신심의 행동들입니다. 저출생 시대에 무엇보다도 젊은 부부들이 자녀를 선물로 받아들일 줄 아는 근본적 자세를 지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교회는 강조합니다(223항). 또한 가정 영성과 기도, 주일 미사 참석, 영성 생활의 성장과 삶의 구체적인 문제들에 관한 연대성의 강화를 위한 부부들의 정기적 모임, 가정 복음화를 위한 전례와 신심 활동, 혼인 기념일에 거행되는 가정을 위한 성찬례의 중요성을 젊은 부부들이 깨달을 수 있도록 교회는 독려합니다(223항).

“사랑은 시간과 공간이 필요합니다”
사랑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랑의 여정과 성숙의 과정은 시간과 공간을 요청합니다. 갑자기 이루어지는 성숙한 사랑이란 없습니다. “곧 대화하고, 서두르지 말고 안아주고, 함께 계획하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를 존중하며, 관계를 다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224항). 사실 속도 경쟁 시대에 생계와 생존을 위해 해야 할 일에 매달리다 보면 서로를 바라보고 돌보는 여유를 잘 갖지 못합니다. 하지만 시간의 여유를 갖지 못하는 사랑은 피폐해지고 파괴될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서로를 향한 마음의 배려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그저 의무와 책임으로 시간을 함께한다고 해서 사랑이 성숙하지 않습니다. 사목자들과 그 협조자로서의 성숙한 부부들은 젊은 부부들이 “서로 찬찬히 살펴보고, 배우자 서로의 존재를 체험하도록 하는 침묵의 시간을 가지는 법을 배우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224항). 
특히 “혼인 때의 설렘이 그 빛을 바랬을 때에” 더욱 그들만의 고유한 시간과 공간이 필요합니다. 서로를 향한 노력을 수행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갖지 못하고, 또 “부부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전혀 모르게 될 때에, 그들 가운데 한 사람 또는 두 사람 모두가 각종 기기에 빠지게 되거나, 자기가 몰두할 다른 일을 찾아내거나, 다른 이의 품을 찾거나, 부부가 서로 가까이 있는 것이 부담스러워 달아나게 되는 것입니다”(225항).

사랑은 의례(儀禮, ritual)를 요청합니다
인간은 의례를 갈망합니다. 때때로 의례가 형식화와 부정적 의미의 습관화를 초래하기도 하지만, 인간은 의례를 통해 어떤 것의 의미와 소중함을 심화하고 건강한 맥락의 습관화가 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젊은 부부들은 결혼 초기부터 건강한 의례를 통하여 서로 간의 친밀감과 안정감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일상 안에서 반복되는 건강한 의식(儀式)을 통하여 자신들만의 고유하고 좋은 습관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젊은 부부들이 초기에 습관화하면 도움이 되는 의례들을 매우 구체적으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을 입맞춤으로 시작하기, 매일 저녁 서로 축복하기, 상대방을 기다리고 그가 집에 들어올 때 환대하기, 함께 외출하기, 집안일 함께하기”(226항) 등등의 구체적 일상의 의례를 말입니다.
또한 부부들 사이에 서로에게 의미 있는 것들을 기념하고 경축하는 잔치의 행위 역시 서로의 사랑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소비주의적 방식으로 화려하게 기념일을 경축하자는 뜻이 아닙니다. 일상의 소중한 순간들과 사건들을 기억하고 기념하고 축하하는 건강한 방식의 잔치는 부부의 사랑에 활력과 윤활유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경축할 수 있다면, 그 활력은 사랑의 힘을 새롭게 북돋우고, 사랑을 단조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며, 일상적인 일들을 색채와 희망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226항).

사목적 권유와 배려
젊은 부부들을 위한 사목 역시 교회의 전통적인 일반 가정 사목의 기본적 방향의 토대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즉, 사목자들은 부부들이 “고해성사를 자주 보고, 영적 지도를 따르며, 피정에 참여하도록 권유”(227항)해야 합니다. 
기도가 가정을 하나 되게 만듭니다. 무엇보다 가족들이 함께 기도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함께하는 기도가 가정을 하나 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사목자는 함께 기도하는 자리뿐만 아니라 “부부가 각자 하느님 앞에서 개인적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갖도록 권유”(227항)해야 합니다. 많은 것들을 공유하는 부부라 할지라도, “부부는 각자 비밀의 십자가를 지고 있기 때문입니다”(227항). 부부가 함께하는 기도와 부부가 개별적으로 하는 기도, 그 기도들이 가정을 하나 되게 합니다. 
또한 가정에서 성경 읽기를 함께할 때 가정의 성화와 부부의 사랑은 더욱 깊어집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개인적 삶에 기쁜 소식이 될 뿐만 아니라 부부와 가정들이 직면하는 여러 도전들에 대한 판단 기준과 식별을 위한 빛이 됩니다”(227항).
교회는 다양한 방식으로 가정을 지원하고 부부의 사랑에 힘을 보태어 주어야 합니다. 특히 “본당은 위급한 상황에 처한 가정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돌보아 줄 수 있어야 하며, 필요하다면 도움이 되는 이를 기꺼이 소개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229항). 또한 ME 같은 부부 단체는 젊은 부부들이 그들의 사랑을 더욱 성숙시켜 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229항).

찾아가는 가정 사목
“오늘날 가정 사목은 근본적으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선교적인 것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사목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소수만을 위한 작업실과 같아서는 안 됩니다”(230항). 가정 사목이 그저 본당에 오는 사람들에게 국한될 수는 없습니다. 
이 시대의 교회는 ‘야전병원’이 되어야 합니다. 사목자들은 가정을 방문하여 가정 상황에 관한 사목적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본당으로 오기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먼저 다가가서 가정과 젊은 부부들을 축복하고, 그들이 더욱 풍요롭고 성숙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