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성당 갈까?” “성당이요? 당신이나 다니세요. 저는 싫어요.” 퇴직한 남편이 어느 날부터인가 성당에 같이 가자는 말을 꺼냈을 때 나는 매번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천주교 신자로서 주님과 성모님 앞에 서며 기도하는 레지오 단원이 되었습니다.
실은 젊었을 때부터 친정도 시댁도 독실한 천주교 신자여서 항상 입교 권유를 받아왔지만 저는 신앙에 별 관심이 없었고, 꼭 성당을 다녀야만 착하고 바르게 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 지병을 앓던 남편이 며칠간 호전의 기미를 보이더니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느닷없이 일을 당하고 보니 엄연한 사실을 부정하고 싶었습니다. 중심을 잃고 심한 상실감에 힘들어할 때 대구 언니가 평소에 들려준 많은 신앙 이야기가 비로소 귓가에 들려왔습니다. 언니의 도움을 받아 성당 문을 두드리고 세례를 받고 견진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신심 활동에 대해서는 다가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일산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성당 미사만 참례하다 보니 한 달이 넘도록 혼자였습니다. 그 사이 레지오 단원들의 두 차례 방문을 받았지만 만나지 못했습니다. 다행히도 구역 미사 모임에서 단장님을 만났고 권유를 받아 레지오에 입단할 수 있었습니다.
레지오가 무엇을 하며 어떤 활동을 하는지도 모르고 우선 자매님들과 신심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단원이 될 수 있었습니다. 처음 접하는 신심 단체라 낯설고 어색했지만 단원들의 관심과 사랑에 힘입어 서로 공감하면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님! 큰 동기를 부여해 주시고 사랑 가득한 은총을 내려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여보, 박난규 데레사! 우리 성당 갈까?”
“네, 한명진 베드로 님! 나 데레사는 레지오 단원이 되어 오늘도 성당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