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샘1
네 마음을 내게 다오!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 서울대교구 명동대성당 주임, 중서울 Re. 담당사제

교회는 부활과 성탄이라는 두 기둥을 중심으로 전례력에 따라 구원의 여정을 기억하고, 기념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어떤 달에는 특별한 신심을 통해 이를 더욱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예수 성심 대축일’이 있는 6월을 교회는 ‘예수 성심 성월’로 제정해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성심)’을 닮으라고 권고합니다. 사람에 대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묵상하고, 기도와 희생 그리고 보속을 통해 그 사랑에 보답하고자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성모님의 군단에 속한 우리는 “너의 마음을 내게 다오.”라고 호소하시는 예수님께 기쁨으로 응답해야겠습니다. 
‘예수 성심’은 하느님이요 사람이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입니다.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이 가장 완벽하게 표현되고 발로된 것입니다. ‘예수 성심 신심’은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에 우리의 사랑으로 보답하는 행위입니다. 곧 예수님의 마음에서 나오는 갖가지 덕행을 본받고, 우리 자신을 그리스도께 봉헌하며, 보속과 희생을 바침으로써 그리스도의 구원 업적에 참여하는 일입니다. 성 베르나르도는 “그리스도의 마음은 저의 마음입니다. 저는 그리스도와 한마음입니다.”라고 말씀하시고, 성 보나벤투라는 “주님의 마음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은 얼마나 행복하고 영광스러운 일입니까!”라고 노래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우리 안에 새기고, 기억하여 삶 안에서 실천하여야 합니다. 
예수 성심을 공경하는 일에 있어서 획기적 사건은 프랑스 방문회 수녀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Margaret Mary Alacoque, 1647-1690)에게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셔서 주신 성심의 메시지입니다. 그리스도께서 1673년 12월 27일(사도 성 요한 축일)에 처음 발현하시어 당신의 심장을 보이시며 “내 거룩한 마음(심장)은 인간에 대한 사랑, 특히 너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내 사랑은 그 불타는 사랑의 불꽃을 더 이상 내 마음속에 가두어 둘 수는 없다. 너의 수고로 이 불꽃은 널리 퍼져야 한다.” 또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입으로 나를 사랑한다면서 내 마음에 상처를 더하는가. 내 옆구리의 상처를 보아라. 사랑하기에 상처받은 마음, 내 사랑의 귀중한 표를 보아라. 사람들을 이처럼 사랑하는 내 마음을 보아라. 네 마음을 내게 다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1675년 6월 16일에서 20일 사이(성체 8부 축일 기간)에 나타나셔서는 성체 축일 8부 첫 금요일을 성심을 공경하는 특별 축일로 지내라고 요구하셨습니다.
교황 클레멘스 13세는 1765년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대축일 다음 금요일에 예수 성심에 대한 ‘공적 공경’을 허락하였고, 교황 비오 9세는 1856년 예수 성심 축일을 ‘보편교회’로 확대하였습니다. 예수 성심 신심에 대해 교황 비오 11세는 ‘모든 신심의 종합이요, 더욱 완전한 생활 규범’이라고 말씀하셨고, 교황 비오 12세는 ‘그리스도인 신심의 가장 완전한 표현이요, 모든 신자들이 질 의무의 가장 완전한 표현’이며, ‘하느님의 사랑을 배우는 가장 효과적인 학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황 바오로 6세는 예수 성심과 성체 신비의 관계를 더욱 깊이 천명하였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예수 성심 대축일을 ‘사제들의 날’로 정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우리 안에 새기고, 기억하여 삶 안에서 실천해야
우리 주님께서는 “나는 세상을 심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러 왔다.”(요한 12,47)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우리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하느님과 다른 이들을 사랑해야 합니다. 주님의 ‘거룩한 성심’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라고 오늘도 말씀하십니다. ‘구유와 십자가와 감실’ 안에서 드러나는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을 되새기며 살아가야겠습니다. 
레지오 단원으로서 그리스도의 마음을 본받아 각자의 성화를 통하여 하느님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을 살아갈 결심을 하면서 ‘예수 성심께 천하만민을 바치는 기도’를 함께 올려드립시다!

지극히 어지신 구세주 예수님,
주님 앞에 꿇어 주님의 성심께 저희를 봉헌하나이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저희를 보살펴 주소서.
저희는 온전히 성심께 의지하고 바라오니
저희 생각과 말과 행위를
주님의 거룩하신 뜻대로 다스리소서.
예수님, 저희가 하는 일에 강복하시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저희와 함께 계시는
주님의 사랑을 깊이 깨달아
언제나 주님을 사랑하며 섬기게 하소서.
온 세상 어디서나 모든 이가 입을 모아 
예수 성심을 찬미하며 사랑과 영광을 드리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