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자리_원주교구 횡성성당 정길자 말따
성모님과 함께한 70년 여정
박옥정 비비안나 원주 Re.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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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레시디움 주회합은 빠지지 않고 하느님 품에 갈 때까지 해야 한다.”라는 신념을 갖고 생활하시는 원주교구 횡성성당(주임신부 이희선 요한 세례자) 정길자 말따(86세) 자매님을 벚꽃이 만발하여 휘날리는 아름다운 계절에 찾아뵙게 되었다
횡성성당 천지의 모후 Co. 원유순 안나 단장은 직속 평화의 모후 Pr. 정길자 말따 단원을 횡성성당의 산증인이라고 소개했다.
정길자 말따 자매님은 횡성에서 태어나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16세에 세례를 받고 70여 년 동안 횡성성당에서 지금까지 신자 생활을 하고 있다. 레지오에 1974년 입단한 후 현재까지 장기간 투철한 사명감과 성실한 자세로 성모님 군단으로 활동하여 2021년 10월 3일 레지오 마리애 도입 100주년 기념행사 때 원주 치명자의 모후 레지아에서 47년 근속상을 받았다.
레지오 불모지였던 횡성성당에 레지오 마리애 창설의 필요성을 느낀 본당 신부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 설득하여 원주 치명자의 모후 꾸리아에 도움을 청해 단원들이 횡성까지 와서 레지오 지도를 해주었다.
1979년 평화의 모후 Pr. 설립은 횡성 천지의 모후 Cu. 탄생의 초석이 되었다. 정길자 말따 자매는 평화의 모후 Pr. 설립 당시 초대 간부 서기로 시작하여 부단장, 단장, 회계를 번갈아 하며 2010년까지 30여 년 동안 간부를 역임하였고, 그 후에는 평단원으로 활동하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주회합 참석은 최우선 순위이며, 모여서 함께 기도할 수 있는 것이 은총이며 선물이다.”라고 말씀하시는 말따 자매님은 팔순이 넘은 나이가 무색하게 레지오 마리애에 남다른 열정을 보여 다른 단원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언제 레지오 마리애 단원이 되셨나요
횡성성당에는 레지오 쁘레시디움이 없어 1974년에 원주로 회합을 다니다가 본당에 레지오 Pr.을 설립하게 되었다. 최초의 쁘레시디움인 평화의 모후 Pr.은 1979년 9월 1일 설립하여 1980년 1월 18일 승인을 받고 현재까지 40년 동안 2개 Pr.을 분단시킬 정도로 단원들이 단원 확보에 노력하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레지오 활동이 있다면
어린아이를 업고 미사에 참여하는 한 자매가 있었다. 성당에서 마주치며 인사를 나누던 사이였는데 어느 날부터 성당에서 그 자매가 보이지 않았다. 주회합이 끝나고 나는 둘이 짝지어 주간 활동으로 교우 돌보기 대상으로 그 자매의 집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그 자매의 집은 성당에서 6Km 떨어진 가달리라는 곳이었는데 찾아가니 그 자매는 아기를 업고 있었다. 막달레나 자매를 자세히 보니 무척이나 아픈 듯 많이 말라 있었다.
기도를 마친 후 막달레나 자매에게 어디가 편찮으냐고 물었더니 아기를 낳고 입덧이 심한 줄 알았더니 암이 온몸에 퍼져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 생각하다가 우선 집 청소와 간단히 먹을 것을 해 주고 돌아왔다.
우리 평화의 모후 Pr. 단원들이 돌아가면서 자매님의 집을 방문하여 청소와 반찬을 만들어 주었다. 어느 날 막달레나 자매의 친정어머니가 오셨는데 막달레나는 “나는 이분들이 성모님이 보내주신 분들 같아 너무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해 우리 단원들은 감동해서 눈물이 났다. 우리 단원들이 돌아가며 보살피던 막달레나 자매는 하느님 품으로 돌아갔다.
성모님에 대한 사랑 실천으로 자기희생, 나눔, 기도하는 마음을 통해 레지오 단원으로 형제적 우애를 느낄 수 있었고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과 영혼을 구하는 일을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주 말할 수 없는 선물을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2코린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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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행동단원으로 활동하면서 받은 은총은
레지오 단원으로 저는 특별한 은총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은총 속에서 특히 건강을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할 뿐이다. 제가 35세에 갑자기 찾아온 류마티스 관절염이 심하여 걷지도 못하고, 식사도 제대로 못 하는 상태가 되었다. ‘주님의 도구로 쓰시려면 제가 일어날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고 기도에 매달리며 약물치료를 받았는데 3개월부터 차도가 있어 일어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레지오 행동단원으로 활동을 할 수 있는 은총에 감사기도를 드렸다.

“성모님을 만나러 주회합에 가는 것이 기뻐서 몸이 아프지 않아요.”라고 말씀해 주시는 말따 자매님의 건강을 위하여 성모님이 늘 함께하시기를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