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기도
윤규필 마리아 원주교구 학성동성당 천상의 모후 Pr.

제 나이 어느덧 84살이라는 숫자를 채우게 되었습니다. 살아오면서 좌우명이랄까 신념이 있다면,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신세 지지 말고 살아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살이인 것 같습니다. 제가 운전을 못 해 이 사람 저 사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분에게 신세를 지고 괴롭히고 힘들게 하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차량 봉사를 해주는 착하고 아름다운 성품을 지닌 천사 같은 자매를 만나 성당 가는 길이 편하고, 즐겁게 다녀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우리를 탈 때 도와주고 내릴 때 부축해 주며 아파트 앞까지 데려가고 데려다주지요. 주님을 만난다는 기쁨도 있지만 차를 타고 오고 가면서 가정 이야기,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성당 안에서 이야기들을 잘 이해도 못하는 우리에게 언제나 웃는 얼굴로 재미있게 잘도 얘기해 주는 천사 자매가 있어 주일이 마냥 기다려집니다. 겉으로는 표현을 잘못하지만 마음속으로는 하루 10번을 감사하고 고맙다고 말해도 모자랍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레지오 천상의 모후 쁘레시디움에서도 자리나 지키고 앉아 있을 뿐이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묵주기도를 조금 많이 한 것밖에 없는데 힘드셨다고, 고생했다고, 잘했다고 단장님을 비롯하여 단원들 모두가 칭찬해 주고, 집까지 데려다주고 미리 알아서 여러 가지로 돌보아 주는 단원들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누가 말했듯이 70살이면 70킬로로, 80이면 80킬로로 달려간다고 했던가요?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해놓은 것도, 한 일도 없이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노인이 아닌 어르신 대접을 받으려면 잘난 척, 아는 척, 있는 척, 세 가지 척을 하지 말아야 하며, 노년을 아름답고 즐겁게 보내려면 많이 웃고, 많이 감사하고, 많이 사랑하고, 많이 베풀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힘들고 어렵겠지만 노력해 보겠습니다. 
주님, 기분 좋은 날에는 저 자신에게도 고마울 때가 있습니다. 숨 쉴 수 있음에 감사하고, 이 정도의 건강함에 감사하고, 가고 싶은 곳 갈 수 있음에 감사하고, 먹고 싶은 것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주님, 제 몸은 여러 부위가 조금씩 나빠지고 있는데 오로지 두 팔만은 아직 아프지 않고 살만합니다. 주님께서 저에게 주신 큰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성경을 열심히 써 보겠습니다.
지금처럼만 성당 오갈 수 있고, 성경 쓸 수 있고 읽을 수 있고, 지금보다 더 아프지 않게 건강 지켜 주시기를 주님께 기도드립니다. 하느님, 지금까지 저에게 베풀어 주신 모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주님, 성모님 영원히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