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나에게 특기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난 한참을 주저하며 ‘글세? 나의 특기가 무얼까’하고 고민할 듯하다. 그러고 보니 난 딱히 남보다 월등히 잘하는 게 한 가지도 없는 듯하다. 그러나 취미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만면에 미소를 띠고 참으로 많은 나의 취미를 읊어댈 것 같다.
난 무대에서 노래하는 걸 좋아하고, 가곡, 아리아 등을 열심히 공부하고 합창단에서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플루트를 열심히 불어대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사람마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있는데 나에게 음악은 후자인 듯하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여 가끔은 아주 가끔은 시를 밤새워 읽기도 하고, 성경책을 몇 시간씩 읽느라 식사 시간을 건너뛴 적도 있었으니 못 말리는 독서광이기도 하다.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여 3년 만에 처음으로 찾아간 신혼의 아들 내외 집에서 밤새도록 영화만 봤으니.
난 여행 마니아로 늘 여행을 꿈꾼다. 나의 버킷리스트 중 성지순례가 단연 첫 번째이다. 예수님의 주 무대였던 예루살렘을 시작으로 스페인의 산티아고 콰달로페 등 성모님 발현지와 신앙 유적지를 내 마음에 저장하고 휴대폰에도 사진과 함께 꼼꼼히 정리할 것이다.
나의 특기가 아닌 장점은 ‘약자에게 연민의 정이 많다’로 해야겠다. 노약자의 고통 특히 굶주리고 학대당하고 잔인한 노동환경 등으로 고통받는 장면이나 글을 읽으면 나에게도 똑같이 그 아픔이 전달되어 한동안 힘이 든다. 사회적인 이슈 즉, 동물 학대, 유전자 변형 식품, 무분별한 자연훼손으로 인한 기후 위기, 원전 오염수 등 인류 환경을 위협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반대 서명도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 내가 30대, 40대라면 아마도 이러한 일련의 사회운동의 대열에 뛰어들지 않을까 가끔 생각한다.
어쨌든 난 지금 무척 행복한 하루하루의 삶을 살고 있다. 가끔은 네팔 등의 학생을 돕는다던가 에이즈 환자 돕기 등으로 통장의 잔고가 텅텅 비어있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난 희열을 느끼고 더욱 행복하다.
그분께서는 내 통장의 잔고가 비워질 때 늘 채워 주셨다. 나에게 맞는 맞춤식 방법으로. 앞으로도 통장 잔고가 텅텅 비어있는 삶을 살고 싶다. 그것이 하늘나라의 보화와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