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우리2-의정부교구 주엽성당 매괴의 모후 Pr.
평균나이 80세 단원들의
왕성한 활동
강기상 스테파노 의정부 Re.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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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구 주엽성당(주임신부 조성호 라우렌시오) 매괴의 모후 Pr.(단장 이양우 안나)은 주엽성당 시작과 함께 천막 성당 시절부터 함께해 온 6명의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단장을 맡고 있는 92세 20240314101354_2030815983.jpg최고령 전영순 안젤라를 비롯해 평균나이 여든을 넘긴 단원들이 성모님의 군단 현역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나이만큼 기나긴 신앙생활을 이어온 단원들의 평범과 기적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전영순 안젤라 부단장은 92세의 나이에 아파트 엘리베이터 수리로 한 달 동안 12층 계단을 걸어서 오르내리면서 매일 성당을 오가고, 레지오 활동을 한다고 한다. 92세의 나이에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몇 번을 여쭤보아도 하느님을 만나러 가는 하루하루가 설레어서 힘든 줄 모른다고만 답할 뿐이다.
그는 40년 전 생각지도 못하게 남편이 갑자기 사망하게 되었는데 당시 가톨릭 신자였던 친정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남편에게 대세를 주고, 성당에서 장례를 치르게 된 게 계기가 되어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세례를 받자마자 레지오도 함께 시작하게 되었고, 레지오 활동 첫해부터 단장직을 맡게 되었는데 이후 40년의 레지오 활동 중 단장, 부단장을 번갈아 역임하며 평단원으로 활동을 해본 적이 없는 특이한 이력을 갖게 되었다.
또한 전영순 안젤라는 직접 된장을 만들어 성당 교우, 수녀원 등 20~30명에게 나눔 봉사를 하고 있다. 심지어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수녀들에게조차 그 나눔을 이어간다. 매괴의 모후 Pr. 단원들은 20년간 이어온 된장 나눔을 일컬어 전영순 안젤라 부단장의 가장 모범적인 ‘나눔의 삶’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영순 안젤라는 자녀들이 편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함께하자는 간곡한 권유를 뿌리치고 아직도 혼자 생활하고 있다. 일과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사소한 것까지 성모님과 대화하며 지내다 보면 머리도 맑아지고 외로움 같은 감정은 전혀 느낄 수 없다고 한다. 남은 삶은 매 순간 하느님께 기도드리며 가장 행복한 미사와 성체조배를 하루도 거르고 싶지 않고, 하느님께서 언제라도 불러주시면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겠노라고 해맑은 웃음을 짓는다.

단원들 저마다 하느님의 섭리로 세례받아
올해 88세인 매괴의 모후 Pr. 이양우 안나 단장은 ‘신은 없다! 내가 똑똑해서 살아가는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할 만큼 남편이 큰 사고를 당했고 가능성이 희박한 수술을 진행하는 동안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상황에서 무신론자였지만 그저 무언가에 매달리는 심정으로 하느님께 기도라는 것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남편이 다시 살 수만 있다면 하느님을 믿겠노라 다짐하였는데 기적적으로 남편이 건강을 찾았고, 하느님의 기도 응답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가족들을 소집, 신앙에 대한 진지한 회의를 거쳐 가톨릭을 믿어보자고 결정하고, 그렇게 가족 5명 전원이 교리공부와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서기를 맡고 있는 권정숙 데레사는 남편이 1년간 교리공부를 마치고 세례받기 얼마 전 돌연 아직 하느님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세례를 거부했다. 함께 교리공부를 한 100여 명의 예비자 중 유일하게 혼자만 세례를 못 받게 된 것이다. 이후 그는 끊임없이 남편을 위해 기도했지만 세례를 받는 건 고사하고 남편은 회사에서 지방으로 계속해서 좌천당했다. 
하지만 그곳 직장 동료가 인품을 갖춘 가톨릭 신자로 남편은 자연스럽게 직장 동료를 따라 성당으로 발걸음을 하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교리공부를 마치고 드디어 10년 만에 세례를 받게 되었다. 권정숙 데레사는 좌천이라는 좌절의 시간도 있었지만 이 또한 남편이 세례를 받기 위한 하느님의 이끄심이며, 모든 것은 하느님의 뜻대로 흘러간다고 힘주어 말한다.

매일미사와 성체조배를 하루도 거르지 않아
20240314101354_1223427819.jpg매괴의 모후 Pr. 단원들은 직장을 다니는 한 명의 단원을 제외한 5명의 단원이 매일미사와 성체조배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바치고 있다. 단원들이 하루의 쉼도 없이 성당을 오가는 것이다. 이런 강한 믿음과 단합으로 일치된 매괴의 모후 Pr.도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인원 감소로 4간부 구성조차 어려워 해체 위기에 놓였을 때 고령임에도 흔쾌히 전영순 안젤라가 단장직을 맡아줘서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매괴의 모후 Pr. 단원들은 고령이라는 이유로 레지오 활동을 그저 주회합만 하는 게 아니며 여느 쁘레시디움과 마찬가지로 많은 활동을 한다. 하지만 봉사 활동 중 유독 연도를 바치러 가는 것만큼은 망설여진다고 한다. 단원들 나이가 많은 까닭에 특히 젊은 교우 연도를 바칠 때는 마치 죄인이 된 듯한 생각마저 든다는 이양우 단장의 말에 순간 인터뷰하던 단원들과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 안에서는 죽음이라는 단어조차 무색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인가.
취재를 마치고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12층 계단을 숨차게 걸어 오르면서 주엽성당 매괴의  모후 Pr. 단원들의 레지오 활동과 하느님께 대한 진심을 나의 서투른 글로 충분히 전하지 못함을 안타깝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사진설명(위로부터)>
-  왼쪽부터 서기 권정숙 데레사, 오영순 사비나, 단장 이양우 안나, 부단장 전영순 안젤라, 회계 강명숙 미카엘라
- 전영순 안젤라 부단장과 조성호 라우렌시오 주임신부
- 매괴의 모후 Pr.주회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