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 이제 제 자녀들의 어머니가 되어주세요.
강명숙 마리아 일산 주엽동성당 사랑하올 어머니 Pr.
“마리아야, 마리아야!”
“네, 성모님, 저는 당신의 딸 마리아입니다!”
2010년 12월 11일 72세에 세례를 받고 새로 태어나던 날, 내가 성모님께 드린 것은 하염없이 흘러나오는 눈물이었습니다. 결혼 전 친정어머니께서 신앙생활 하시는 모습을 보며 ‘나도 언젠가 하느님을 믿어야지’ 했던 세월이 50여 년이나 흘러가니 마음은 더 간절해졌습니다.
처음에는 몇 군데 교회를 찾아다니다가 성당 대성전에 앉아 성모님을 보고 나서야 가톨릭이 나의 신앙임을 느끼고 교리반에 입교하였습니다. 남편이 등산가는 날 교리반에 갈 수 있어서 교리를 배웠고, 3개월의 교리를 한 번도 빠지지 않도록 성모님이 이끌어주셨습니다. 세례식 날에는 세례받는 것을 남편에게 미리 말하지 않아 걱정했는데 남편이 마침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후에 긴 시간을 외출하게 되어 마음 편히 집을 나와 세례를 받게 해주셨습니다.
세례 후 첫 성탄을 맞아 미사에 참례해야 해서 남편에게 세례받았음을 말했더니 그때부터 “왜 세례를 받았느냐”라고 호통치면서 신앙생활을 반대했습니다. 그렇지만 성모님께 기도드리고 싶어 레지오에 입단해 회합에 참여하고 미사참례와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자매님들은 남편을 만날 때마다 정겨운 인사와 입교 권면을 해주었지만 남편의 완고한 마음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2016년 남편이 저혈압과 노환으로 병고를 겪어 돌보아야 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고, 2022년 12월에는 낙상으로 목뼈를 크게 다쳐 위중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생사가 오가게 되었습니다. 더 머뭇거릴 시간이 남아 있지 않았고, 코로나로 병실 출입이 통제된 상황이라 증인의 도움을 받아 저는 직접 남편에게 요셉 세례명으로 대세를 주었습니다. 주님의 은총과 성모님의 사랑에 응답하듯 남편의 꼭 감은 눈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렇게 남편은 요셉이 되어 아내 마리아에게 사랑과 고마운 마음을 남기고 2023년 1월 11일에 선종하셨습니다.
슬픔 중에도 남편의 대세에 위로를 받고, 영원한 안식을 위해 매일 미사참례와 기도를 드리는데 무언가가 마음을 짓누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선종하면 누가 나를 위해 기도해 주나?’ ‘선종한 부모를 위한 가장 큰 효도는 영혼 구원을 위한 유족들의 기도라는데…. 나의 아이들이 은총 속에 신앙의 삶을 살아 마지막 날에는 주님 안에서 영원하고 새로운 생명으로 나와 다시 만나야 할 텐데….’ 하는 걱정과 세례를 받지 않은 아이들이 입교하기를 바라는 간절함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성모님, 이제 걱정은 기도가 되었습니다. 그토록 신앙을 완강하게 거부하던 요셉에게 영원한 생명의 은총을 주신 것처럼 나의 사랑하는 아이들에게도 신앙의 은총을 주소서! 주님과 성모님께 아들과 며느리, 딸들과 사위들, 손자 손녀들 모두 맡기오며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성모님, 이제 제 자녀들의 어머니가 되어주세요.”